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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지역 사이비 기자, 어떻게 할 것 인가
2008년 04월 01일 (화) 10:08:45 박완규 기자pawg3000@dbltv.com
박완규의 화요칼럼
요즘 우리지역에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공갈과 협박을 일삼는 사이비 기자님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서 대놓고 말하지 못한다. 잘못 말했다간 후환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는 나도 후환이 두렵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 되겠다. 누군가는 해야 될 말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불쑥 찾아와 “폐기물 분리수거를 하지 않았네요?” “공사장에 왜 이리 비산 먼지가 많이 납니까?” “드럼통에서 기름이 새네요?” 그러면서 사진부터 찍는다. 기업의 퇴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중요한 기사거리를 감지했을 때 사실여부를 확인한 뒤 가능하면 책임자에게 알리지 않고 기사화 하려고 애를 쓰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이비님들은 “이러시면 곤란하지요” 하는 말로 기업측과 대화를 시작한다. 여차하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암시로 대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환경에 민감한 기업이나 공사현장이다.
돈 안 되는 정치 얘기나 지역소식에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기업의 아픈 부분만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건설현장의 책임을 맡고 있는 송모(53)씨는 “특정 신문사의 기자들이 이틀이 멀다하고 찾아와서 마구 사진을 찍어 댄 후 노골적으로 사례를 요구합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습니다.” 하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들이 요구하는 금액이 일이십만원도 아니고 어지간하면 5백만원선이다. 일단 금액이 제시되면 그 뒤부터는 양자 간에 협상이 진행된다.
결국은 힘들다, 어렵다 하는 죽는 소리가 몇 번 오고간 다음에 100만원~200만원 선에서 조정이 된다. 몇십만원의 용돈은 이들에게 차라리 껌 값이다. 사이비님들을 잘못 건들어 좋을 게 없는 기업측에서는 이처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방법이 없다.
또 다른 기업의 김모(55)씨는 이들의 협박을 견디다 못해 “잘못이 있으면 기사를 쓰면 될 것 아니냐고 해도 기사도 쓰지 않고 허구헌날 찾아와 괴롭힌다”면서 분통을 터트린다. 담당자에게는 구속될 수 있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다. 협상이 결렬(?)되거나 미운털이 박힌 업체는 대형사고인 것 같은 제목을 달고 보도가 된다.
그리고는 이름도 없는 언론매체인지라 검색이 안 되니 관공서에 직접 고발을 해버린다. 빼도박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신고가 들어가면 공무원은 현장에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기업측은 적지않은 과태료를 준비해야 하고, 기업 담당자는 언론사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본사로부터 문책 받기 십상이다.
그 때 또 교묘한 정치력이 발휘된다. 신고했던 기자가 공무원에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할 것을 요구하며 절충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측에 “어떻게 할래?” 하고 묻는다.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씀으로 해서 우리 신문은 사이비님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박람회를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 무수한 공사가 우리지역에서 진행이 될 텐데 이번 기회에 아예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문제화 시키자는 것이다.
돈을 줬다고 해서 그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기자가 또 다른 기자에게 인수인계를 하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우정 어린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면 또 다른 기자가 찾아와 똑같은 요구를 한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느냐?”는 요구에 기업측은 할 말이 없다.
해당업체가 사이비님들을 고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당하는 학교폭력과 똑같은 경우이다. 신고해도 해당 관청이 업체를 보호해주지 못할 뿐 아니라 추후 발생할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 는 말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얘기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것이 현장이다.
지금부터 나를 비롯하여 모든 사이비들을 고발하라. 고발할 용기가 없으면 차제에 우는 소리도 하지 마라. 해당관청에서는 이에 대한 엄격한 수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기 때문이다.
사이비는 부패를 먹고 산다. 지금부터 기업들도 이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도록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에게도 할 말이 참으로 많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지역 언론의 바른 길을 걷기 위해서 밤잠을 설치는 수많은 기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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