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인사가 만사 !! (05_03_free)


 

 

 

 

이름: 광무동
글 등록 구분: 방문소감
2008/10/10(금) 11:07 (MSIE6.0,WindowsNT5.1,SV1,InfoPath.2) 125.244.76.130 1024x768
인사가 만사 !!  
     인사도 제대로 못 하는 조직은 ‘무덤’이나 다름없다

          예절이 갖는 힘을 체득하라. 두 배의 가치가 돌아온다.
          예절의 기술은 모든 인간관계를 향상시킨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스페인작가

 최근 들어 창의력이니 자율이니 하는 말들이 선진적인 조직문화를 대변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창의와 방만, 자율과 방종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규율이 없는 자유는 방종에 불과하고, 책임이 없는 창의는 방만함에 불과할 뿐이다. 비록 종업원 두셋에 불과한 구멍가게라 할지라도 질서와 책임이 존재하지 않고는 금세 망하고 만다. 인간이란 누구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규칙이나 규범이 없으면 제 편한 대로 하려는 본성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처음 창업을 했거나, 이른바 창의적인 일을 한다는 소규모 조직에 가보면, ‘일만 잘하면 됐지, 형식적인 규칙이 뭐 필요 있습니까?” 하며 사장부터가 자랑삼아 얘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런 곳일수록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직원들은 누가 들어오는지 나가는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는 체를 하더라도 무성의하게 고개만 까딱거리며 퉁명스럽게 “어떻게 오셨어요?” 한다. 그런 사무실의 경우 둘러보면 서류나 비품들이 아무렇게나 널려져 있고 탁자에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 어쩌다 전화라도 하면 인사말도 없이 “여보세요?”, “누구 찾으세요?” 하고 따지듯이 툭툭 내뱉는다. 그러다가 몇 년 뒤, 아니 몇 달 뒤에 보면 이미 문 닫은 지 오래다.
 흔히 규칙이나 규범을 자율과 창의를 가로막는 낡은 사고방식이라든지, 혹은 형식적인 겉치레에 불과한 것이라고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단언컨대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삼성전자의 CS(고객 서비스) 파트에는 소위 ‘인 ․ 조 ․ 청 ․ 용 ․ 전’이라는 CS 5대 항목이 있다.  다름 아닌 ‘인사, 조회, 청소, 용모, 전화응대’를 일컫는 말이다. 즉 CS 파트에서는 이 같은 기본 항목을 자신의 생명줄처럼  지키도록 철저히 교육하고 훈련시킨다.
 그러나 일반 조직에서는 사정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일이나 업무성과에 관해서는 직원들을 독려하고 질책하면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유치한 것 아니냐’, ‘어떻게 대학까지 나온 사람들에게 그런 기초적인 얘기를 하느냐’면서 함구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 다 큰 성인인데, 그 정도는 알아서 하겠지요.”라며 너그러운 미소를 짓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안 가르쳐주면 모른다. 모르니까 안 하고, 안하니까 못하는 거다. 그러다보면 안 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것이 끝내 그 조직의 문화가 된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외부의 작은 공격에도 속수무책으로 쓰러진다. 외부 환경과의 경쟁은커녕 자기 자신을 갉아먹으면서 스스로 파괴되는 꼴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그리고 규범이 없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이는 인간에 대한 예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이며, 조직에 대한 예의고, 자신이 만나는 모든 내 ․ 외부 고객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스스로를 관리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하물며 전체 조직에 이러한 기본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 조직은 이미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증거다. 통제력이 없는 조직은 갈 길을 잃은 미아나 마찬가지다.


인간에 대한 첫 번째 예의, 인사

 사람도 첫 눈에는 톡톡 튀고 재기발랄해 보여 호감을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품격이 없고 예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금세 싫증이 나게 마련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예의 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설령 자기 스스로는 예의범절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조차도 그렇다. 그래서 대문호 톨스토이도 “어떠한 경우라도 인사는 모자란 것 보다는 지나친 것이 낫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인사는 그냥 형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한 존재에 대한 인정이자 존중의 표현이다. 내가 너를 알고 있고, 내가 너를 한 사람으로 존중한다는 신호다. 앙숙지간에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쳐도 서로 아는 척도 안 하고 지나칠 것이다. 이는 화를 내고 시비를 거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나는 너라는 존재를 인정 안 해. 너는 이 세상에 있지만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야.”란 뜻이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하면 “넌 사람도 아니야.”라는 뜻이다

 아침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동료나 부하가 뒤통수만 보이고 앉아 아는 척도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한술 더 떠 “좋은 아침~!” 하고 큰소리로 인사를 하는데도 귀에 이어폰만 꽂고 앉아 대답도 안 한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리 그 사람 혼자서 회사 전체를 먹여 살린다 해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기분 좋게 대해줄 상사나 동료가 얼마나 있겠는가! 인사성 하나가 당신이 교양을 가진 사람인지 싹수가 있는 사람인지 말해주고, 용모나 옷차림 하나가 당신이 얼마나 준비된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전화를 받는 태도와 음성이 당신이 얼마나 고객지향적이며 프로페셔널한지 아닌지를 대번해주며, 사무실과 책상을 쓰레기더미로 만드는 모습이 당신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정리되지 않은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나“를 어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제대로 된 인사

 규범이 있고 기본을 지키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각자 철저한 책임의식과 불같은 열정을 갖고 개인의 성취와 조직의 성공, 그리고 고객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감 있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누가 그 조직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 들겠는가!
 규범이 없으면 조직의 힘과 열정이 모아지지 않는다.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규범이 있는 회사는 우선 동료 간에, 상하 간에, 고객에게 예의가 있다. 그 예의의 첫 출발점이 인사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인사는 사람과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윤활유 같은 행위다.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방법을 꿰어야 하는데, 인사성이 밝은 사람은 이런 방법을 가장 자연스럽게 체화시켜 습관으로 만든 사람이다. 이들은 친절하고 사교적이고 표정이 밝은 것이 특징이다.


내게로 와서 꽃이 되어줘

 메달을 잘 따는 선수들일수록 인사를 잘 하더라는 재미있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머무는 태릉선수촌 기숙사 관계자들이 하는 얘기다. 그들은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하태권 선수, 역도의 장미란 선수, 양궁의 이성진 선수 등이 인사를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라며, 특히 하태권 선수는 덩치도 커다란 사람이 지나가다  볼때마다 하도 열심히 90도로 꾸벅 인사를 해서 오히려 받는 쪽이 미안할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체 선수들의 경기성적과 인사성이 무슨 관련이 있다고 그런 것일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시구절처럼 사람은 서로 마주치고 그의 존재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주었을 때, 비로소 서로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된다. 그 의미 있는 관계형성의 첫 번째 단초가 인사다.
 우리는 흔히 그냥 인살 잘하는 사람을 ‘인사성 좋은 사람’ 정도로만 간단히 치부해버리지만 그 ‘인사성’이 갖는 위력은 대단하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라.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서로 소 닭 보듯 하고 지나치는 이웃과, 자신에게 먼저 생긋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이웃 중 누가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가? 만일 위층에서 아이들이 쿵쾅거려 뛰어 올라갔을 때 문을 열고 나온 집 주인이 인사 잘하던 그 이웃이라면 험한 말을 하려다가도 어느 새 말씨가 공손해질 것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출근할 때나 마주칠 때 언제나 공손하고 상냥하게, 그리고 반갑게 인사를 해주면 그게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만약 그런 동료나 부하가 일을 잘못했다손 치더라도 20%는 봐주고 들어가게 된다. 불합리하다고 하겠지만 그게 인지상정이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의 성품과 실력은 모르더라고 일단 호의적인 감정이 생기면 같은 모습도 좋게 보이는 법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게 되고, 그러면 또 그 사람은 용기백배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그렇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다 보면, 자연히 그 사람의 능력도, 두 사람의 신뢰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 선순환의 고리로 접어드는 것이다. 고개 한 번 정중히 숙이고 인사하는 것, 그 간단한 인사가 가진 강력한 힘이다.


 인사는 고객서비스의 첫 동작이요, 마지막 행동이다. 그런 면에서 인사는 그 회사의 고객 마인드를 넘어 경쟁력까지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가 된다. 그러므로 사람과의 관계, 즉 고객과 관계된 일을 하면서 인사에 대해 심각하게 신경 써보지 않았다면 가게 문 앞에, 그리고 그의 미래에 ‘묘지’라는 팻말을 써 붙일 일이다. 인사를 통해 인간관계가 시작되고, 인사로 깊어지며 인사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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