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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정부 "9월 국회서 담뱃값 인상 재추진" |기사입력 2008-01-22 12:50
이명박 정부가 수년간 논란만 분분했던 담뱃값 인상을 재추진한다. 이에 따라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금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통령 공약사항 이행을 위해서는 복지재정 확충이 필요하고 담뱃값 인상을 통해 건강증진부담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인수위가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건강보험 재정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다 이 당선인이 약속한 각종 복지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담뱃값 인상' 카드를 내민 것이다.
이에 대해 인수위측도 원론적으로 찬성하면서 세부 추진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수위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점을 고려해 새로 구성되는 18대 국회에서 신중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지부, "이번에는 인상해야"=현재와 같이 담뱃값이 2500원으로 인상된 때는 3년여 전인 지난 2004년 12월. 복지부는 2005년 8월 500원 추가 인상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매 회기때마다 인상을 시도했지만 실패해왔다
담뱃값을 급격하게 올릴 경우 흡연가들의 불만이 커지는데다 주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정치권의 반대 때문이었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담뱃값 인상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런 사정상 복지부도 담뱃값 인상의 당위성은 얘기하면서도 크게 적극적이진 않았다.
복지부는 그러나 정권 교체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고 담뱃값 인상을 강력하게 재추진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인사는 "담뱃값 인상으로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흡연을 줄이면서 새 정부의 '고민거리'인 복지재원도 일정부분 확보 할 수 있다"며 "2500원으로 인상된지 3년도 더 지나 명분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담뱃값을 500원 올리면 '담배부담금'으로 불리는 건강증진기금은 8364억원이 증대되고 담배 판매량은 41억갑이 감소할 것이라는게 복지부의 추산이다.
정부가 당초 주장했던 대로 담뱃값을 5000원으로 올리면 담배판매 감소분까지 고려하더라도 3조7000억원을 건강보험 및 복지 재정으로 추가 활용하는게 가능해진다.
◆찬반 격론 불가피=새 정부는 4월 총선이 끝나고 18대 국회가 사실상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9월 정기국회에 담뱃값 인상안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17대 국회 때 제출된 법안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여당이 되는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담뱃값 인상을 당론으로 확정만 한다면 국회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국민들이 선뜻 동의해줄 지가 최대 관건이다. 담배부담금의 간접세적인 성격 상 부유층 보다는 서민층이나 빈곤층에 경제적 타격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또 흡연자들에게 부담금을 더 걷어서 흡연자들만이 아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흡연자들만 '봉'이냐는 항의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국민건강을 볼모로 복지재정을 손쉽게 확충하려 한다는 비판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소비자보호협회 홍성용 사업부장은 "담뱃값을 올리는 것에 기대서 복지정책을 펴는 것은 말도 안된다. 담배로 시름을 달래는 서민들은 물론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반대했다.
이런 점 때문에 새 정부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인수위 참여 인사는 "재정적 측면에서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수긍한다.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만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게 원칙"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총론에는 대부분 합의가 돼 있지만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시점에서의 경제상황이 중대 변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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