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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민미협소사 정리 : 정채열
1. 여수민미협의 태동
여수민미협은 1994년 3월 19일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여수지부 창립시 미술위원회로 출발하였다. 미술위원회 창립 멤버는 여수민예총이 창립되기 전부터 지역 미술판에서 청년미술조직으로서 역량과 무게 중심을 갖고 여수지역의 새로운 미술판을 형성해 보였던 미술동인“딴길”의 멤버들이 중심이 되어 출발되었다.
김복동, 김태희, 이문희, 전우경, 전현미, 정채열, 황성찬과 개인적으로 뜻을 같이하고자 박경남, 윤석현이 합세되면서 9명으로 미술위원회 창립 멤버가 되었다.
미술위원회는 전우경의 의욕적인 기획전시를 주도하면서 94년부터 96년까지 3년간 지역의 새로운 미술운동을 선보일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였지만, 지역적인 한계로 그 벽을 넘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그 당시 기획되었던 전시는 여수 땅 이 곳 저 곳을 어루만진다는 의미의 창립전이었던 “여수땅, 어루만짐展(94. 5)”, 문화예술이 숨 쉬는 깨어있는 도시가 되고자 했던 “잠깨는 도시展(94. 10)”, “함께 꿈꾸는 세상展(95. 4)”, 5.18 광주민중항쟁 15주년 기념 “오월展(95. 5)”, 새로운 미술 방향을 모색하고자 “물길 열어가기展(95. 10)”, “아름다운 그림展(96. 7)”, “남쪽 끝, 푸른바다展(96. 10)”이 물샐 틈 없는 다양한 미술사업으로 지역미술의 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지역적 한계의 벽을 허물지 못한 채 97년부터 99년까지 3년 동안 개인 창작 중심의 활동으로 침묵의 세월을 보내야 했었다.
2. 여수민미협의 전개
여수민미협이 민족미술인협회의 전국 조직으로 정식 인준은 2003년 12월 20일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이 되었지만, 여수민미협은 94년 이전부터 민족미술 지향의 지역미술운동가를 꿈꾸어 왔던 미술 조직 활동이 있었고 94년 3월을 기점으로 제도권의 사단법인 조직 활동을 통한 미술운동의 방향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아픔을 갖고 꽤 오랫동안 여수민예총 미술위원회에서 민족미술운동의 방향성을 갖고 활동을 전개하였다.
1999년 12월 27일, 침체 속에 있던 단체 활동은 “세기말 브르스展”을 계기로 2000년 12월 아름다운 여수展을 통해 회원간 결속을 다지면서 2001년 9월 8일 전남민족미술제를 여수에서 유치하였고, 그 해 11월 21일 회원 발의로 ‘여수민족미술협의회’라는 미술단체를 여수민예총 미술위원회로부터 독립 시켰다.
여수민미협은 전국 조직과 지역사회에서 여수민미협의 위상에 대한 검증과 성찰을 통해 지역적 현실과 우리의 이상을 조화롭게 함으로써 서서히 지역적 지지기반 확대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토대를 쌓아가는 사업이 중요함을 인식하면서 새로운 모색의 단계를 시도하였다.
그래서 2000년부터 우리 지역 알기를 통한 지역 정서를 아우르기 위해 “아름다운 여수展”이 현재까지 6년째 지역특색사업이자 회원 정기 의무 참가전시로 진행되었으며, 회원 모두가 판화전문가는 아니지만 자기 작업의 연장선에서 판화의 대중화를 통한 여수시민과 좀 더 친숙한 민족미술로 다가서고자 “여수판화 신물결展”을 2003년부터 3년째 해오고 있다.
3. 전환의 여수민미협
여수민미협의 한계을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것이 지역적 특수성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육지의 최남단 후비진 곳의 반도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 인자를 양산할 대학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외지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하면 민생고 때문에 고향 땅에 내려오지 않고 외지에서 활동하거나 내려온다고 해도 기존의 40여년이 된 토호세력과 같은 미술단체에 쉽게 가입해 활동하기를 원하는 젊은 층의 성향이 지역적 현실이다. 왠지 모르는 민미협의 방향성 때문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우리 단체에 들어온다고 해도 누가 쉽게 알아주는 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수민미협은 크게 3가지 활로를 찾아 나섰는데, 그 중 하나가 인터넷을 통한 대외적 위상 정립이었다. 1999년 12월 27일부터 있었던 “세기말 브르스展”을 계기로 11월말부터 사이버 미술전을 준비하여 홍보하였다. 그 당시만 해도 전국적으로 인터넷에 대한 인지도가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PC통신을 통한 사이버 인구는 점차적으로 늘어가는 추세였지만, 전국 단위 미술단체에서 우리처럼 앞선 사이버전시를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고 지역 단위에서는 크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전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고 지역미술의 한계 부분이었던 대외 홍보에 좋은 기폭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회원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희망이 되었다.
두 번째는 97년부터 99년까지 기울어져가는 침체기에 여수민미협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가야 할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전과 빈번한 전시 일정, 그리고 열심히 해도 재정적 문제로 홍보력이 약한 탓에 전시 의욕의 상실감이 심적 부담으로 많이 느껴온 터라 회원들에게 설득력이 있는 사업계획이 세워지지 않으면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 당시 회원들의 생각과 행동 반경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여수민예총 자문위원의 도움으로 여수시 보조금을 지원 받아 “세기말 브르스展”이라는 미술 프로젝트를 세워 전시하게 된 것이 지금의 정황으로 볼 때 여수민미협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세기말 브르스전은 작가 자신의 작품을 검증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와 20세기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금까지 제작되고 발표된 작품들 중 선별해서 부스별로 자기 전시공간을 배정받아 전시하는 방식으로 기획된 전시였다. 이 전시를 발판으로 흩어진 동지들을 모아서 그 다음 해에 회원 정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여수민미협의 새로운 구축을 위한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갖게 되였다.
그 중에 지역적 정서를 담보로 시작되는 낮은 수준의 출발을 시도한 것이 “아름다운 여수展”이었다. 아름다운 여수전은 그간에 우리가 흔히 풍경화라고 생각되는 단순한 개념이 아닌 ‘여수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회원들의 부담감을 덜고 쉽게 친근감을 가져 또 다른 미술의 시작을 시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발판 작업이었다고 생각된다. 아름다운 여수전은 관광 지향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수의 인심과 자연이 어울려 묻어나는 삶의 흔적들을 찾아 표현하고자 하는데 큰 의미를 둔 전시로 우리들의 삶의 터전에서 쉽게 놓쳐 버리고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지역의 바다와 땅, 하천 그리고 일상적인 삶을 소중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전시로 평가될 수 있다.
세 번째 활로는 어느 단체에서도 엄두내기가 어려운 대안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여수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곳으로 레스토랑 옆 10여평 공간이지만 1년 연중 여수민미협 회원들의 기획전과 상설전 그리고 개인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여수진남문예회관 전시실이 관람객이 적은데 여수민미협의 대안공간인 ‘복촌갤러리’는 레스토랑과 함께 있어 관객이 쉽게 접근하고 많은 관람객과 애호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이 있었다. 이로 인해 지역 단위에서 관람객 없는 진남문예회관 전시실 문제를 극복하고 창작의욕을 북돋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4. 여수민미협의 약진
처음 시작은 미약하였느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고 했던가, 지역적 한계성 문제는 여수의 문제만 아니겠지만 유독 여수는 인적자원이 부족하고 토호미술세력이 강세다 보니 처음 시작부터 쉬운 일은 없었다. 그러나 현재의 여수민미협은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자생력을 만들어 갔고 사업 하나 하나에 치밀한 계획 속에 지역의 인지도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통 막힐 만큼의 답답했던 일도 많았지만 미술운동의 기본정신을 갖고 지역미술의 자존심과 한판 승부를 걸만큼 몇 배의 노력을 하였다.
그 중 지역 인지도 성과 사업이라면 진남제여수거북선축제의 일환인 “거북선 그리기 만들기 대회”일 것이다. 이 사업은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6회 대회를 진행해 오면서 여수민미협이 사업수행능력의 객관적 평가와 함께 지역민에게 많은 인지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던 학생 대상의 대중사업이었다. 그리고 이 주관사업이 계기가 되어 2003년도부터는 여수지역통일연대와 함께 연대대중사업으로 “통일염원그리기대회”를 지금까지 4회째 운영하면서 서서히 여수시민사회단체로부터 여수민미협의 위상이 정립되는데 좋은 결실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여수민미협의 목적사업이자 숙원사업으로 몇 년간 마음의 준비만 해왔던 여순사건주제 전시사업이 지난 2004년 10월에 여수, 순천, 구례가 함께 하는 ‘여순사건56주기행사위원회’와 결합되어 여수민예총 창립 이후 10년 만에 “여순사건56주기 역사적 재조명展”을 여수민미협이 시작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으로 평가되었고, 지역 단위에서도 이런 시도를 높이 평가할 뿐만 아니라 이 전시를 지역별 행사장 거리에 나가 순회 전시를 함으로써 많은 호응과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대로 역사와 함께하는 미술전시사업을 통해 여수민미협의 정체성에도 많은 결실이 있었던 사업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작품의 질적 향상을 통한 여순사건의 역사적 평가를 통한 항쟁의 역사로 민중들의 삶의 가치 실현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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