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 중 도심 옹벽에 벽화 그리기 사업이 여수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주제가 결여됐다는 문제 제기가 빗발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심 옹벽에 벽화 그리기 사업은 BIE실사를 대비 실사단에게 여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사업일환으로 지난 4월초부터 9천5백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했다.

▲  부영3단지 윗쪽 벽화

  그런데 이 사업은 발주단계부터 촉박한 일정 속에 충분한 검토와 전문가의 의견을 고려하지 못한 채 추진돼 시민들로부터 “주제도 없이 조잡하게 그렸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민예총 민족미술협회 정채열 여수지부장이 여수시의 벽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정 지부장은 “벽화는 도시 미관을 깨끗하게만 한다는 개념에서 단순하게 접근하면 안 된다. 벽화는 공공미술이기 때문에 검증된 절차가 필요하고 공개적인 시안을 받아 시민적 정서에 어울려야 하는데 마구잡이식 예산을 세워서 일부구간은 도장업체에 주다보니까 벽화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지역 미술작가에게도 그런 시각으로 접근해 곧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면서 “그래서 벽화는 공공미술로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웅천건설 현장 벽화

  그는 또 “벽화는 장기성을 가져야 한다. 단시일성에 그치다 보니까 보존성에 문제가 된다. 보존성이 약한 재료 선택은 1~2년 후면 탈색이 되거나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사항들을 시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수년 전부터 여러 번 건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벽화의 공공적인 측면에서 여수시의 이미지를 충분히 담아내려는 노력이나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정 지부장은 주장한다.

  “진남관을 배경으로 하는 이순신 장군의 해전 장면, 선소 세검정에 얽힌 내용을 알 수 있는 벽화, 시화인 동백꽃은 어떤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오동도와는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해양관광도시(백도, 거문도, 향일암, 오동도, 돌산대교 등)의 비경을 담아내는 벽화 등 여수의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서 관광객이나 시민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감상하는 참여형 벽화여야 한다”면서 “순천시의 동천 벽화는 성공적으로 그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홍보물 형식의 도심벽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  제일병원 건너편 벽화

  한국미술협회 이존립 여수지부장은 “벽화는 주변 경관의 일부이기 때문에 주변과 잘 조화를 이루는 그림이 돼야 도시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면서 “시 홍보용 위주의 그림이 들어서게 되면 유치해 질 수 있으며 광고판으로 전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심사기준과 전문기구가 없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민미협 정채열 여수지부장은 “현실성이 배제된 턱없는 예산과 작품 시안에 대한 심사기준, 전문기구가 없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사대비 벽화사업을 추진한 도심개발단 단장은 “작품 시안 선정은 여러 가지 시안을 시장께 보고해서 결정했다”면서 “일부구간을 도장업체가 시공하게 된 것은 내부에서 상의한 결과 도장업체에게 준 것이 맞다는 의견에 따라 공개 입찰한 것이지만 앞으로는 전문 작가나 미술관련 협회에 주어야 한다고 지시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다음엔 우리 시에 맞는 벽화를 그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조은신문/순천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