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용환 두번째 "기억"의 사진展/07.09.17-10.07/복촌갤러리 사진이 좋아서 시작한것이 어느덧.... 이제는 사진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종교가 되었다. 내면의 애기를 토해 낼때는 무게감이 덜어지고 바깥의 애기를 담아들일때는 상쾌하다. 그러기에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 " 기 억 " 가을 햇살이 좋아서 툇마루에 앉았는데 호랑나비 뜰에 핀 봉숭화 곁에서 노닐고 있다 나비처럼 다가가니 저만치 멀어진다. 다시 다가가면 일정한 간격을 두며 멀어진다. 다시 봉숭아꽃으로 날아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혹시 그놈이 아닐까? 봉숭아 새싹이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 보는데 왠 괴상한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하도 신기해서 건들어 보았더니 바싹 긴장하는 모습이 우스워 다시 막대기로 콕콕 누르니 물컹한 몸을 둥글게 말며 바짝 긴장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하 그녀석이 나를 기억하구나. 너무 반가워 웃는데 문득 기특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게는 호기심과 장난이였지만 그 녀석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짓던 순간이었으랴. 지금도 나는, 나도 모르게 생명이 있는 것들을 통해서 죽음의 장난을 치고 있지 않을까 말로서 행동으로서 여러 가지로 괴롭히고 있지나 않을까 외딴 산중에서 새어 나오는 빛줄기처럼 가물가물 하고 스트로보처럼 번개 같고 칠흑 같은 어둠속에 묻혀 있기도 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그러고보니 기억은 아무때고 불쑥 찾아와 향수에 젖기도 하고 잊혀지고 사라져 버린 사람들을 안타까이 부르게 하고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주기도 하고 가까이 늘 가까이 두고져 하는 사람들에겐 낯설음을 느끼게 한다. 기억은 시간의 친구이지만 생성과 소멸이기도 한다. 생성은 날숨이고 소멸은 들숨이기도 한다. 그래서 기억은 날숨이고 들숨이다 생성은 축복 속에 이루어지고 소멸은 희망으로 이어진다. 그 또한 기억은 축복이며 희망이다 그래서 기억은 축복과 희망을 지녀야 아프다는 삶이 행복하다 고통을 이겨낸 것만이 생명이고 저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날개를 가질 수 있는, 나비는 아픈 기억에 붙들려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 생성을 하며 흐르던, 곧 기억 속의 시간인 것이다 그러하므로 고통은 삶을 생생하게 하는 삶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호랑나비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한 오브제를 통해서 부끄러운 삶이 되지 않기를.... 이천칠년 구월 - 제2회 박용환 기억의 사진展 작업노트 中에서 - art photographer Park Yong-hwan Mobile: 011-9606-9263 http://blog.paran.com/mamiya722 E-mail: mamiya722@ 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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