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전시 작품인 김태완의 〈삭제당한 진실〉

민족해방의 격동사인 ‘여수․순천사건’(이하 여순사건)이 57주기를 맞았다.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여수지부(지부장 김태환, 이하 여수민예총)는 여순사건 추모사업 ‘2005 평화․인권 예술제’ 행사의 일환으로 《역사적 재조명展》을 오는 10월 25일(화)까지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등지에서 펼친다.   

‘역사의 진실을 미술인의 양심과 자유의 몸짓으로’라는 모토를 달고 여수민예총 ‘여순항쟁미술창작단’에서 진행하는 이번 《역사적 재조명展》에서는 ‘여순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으로 재조명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상설전시와 순회전시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상설전시는 오는 20일(목)까지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순회전시는 여순사건 행사주간 동안 ‘거리展’ 형태로 진행되며, 총 8차에 걸쳐 행사장 곳곳에서 진행된다.

특히 18일(화)에는 구례 장터와 ‘여순항쟁문화제전’이 개최되는 여수 여문공원에서, 19일(수)에는 합동위령제가 올려지는 광양 유당공원에서, 20일(목)에는 순천대학교에서, 22일(토)에는 위령탑제막식이 진행되는 순천 팔마경기장에서, 23일(일)에는 고흥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번 순회행사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여순사건의 아픈 과거의 상흔의 흔적인 인권과 평화를 위해 제작된 작품 18점으로, 240cm ×160cm의 대형작품으로 선보이게 된다. 상설전에서는 전년도 순회 작품 및 제주작가 초청 작품을 만날 볼 수 있다.

여수민예총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전시기획회의를 갖고 작가를 선정하는 등 행사를 추진해왔으며, 지난 9월 11일에는 여순사건의 보다 넓은 이해를 위해  현지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수민예총 김태완 지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민족사의 치욕의 사건인 여순항쟁을 기억하고 당시 민중들의 아픔과 울분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특히 올해는 여순사건을 포함한 과거사법 특별법에 제정된 해로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행사 거리展에 전시됐던 안철수의 〈동백꽃 지다〉

김 지부장은 “여수민예총에서는 이번 전시를 비롯해 여순항쟁을 올바르게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회화, 사진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남 동부지역 단체들과 연계해 가면서 지역문화운동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순사건은’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 순천에서 국방군 제14연대 좌익계열의 일부 군인들이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 저지를 위해 무장봉기하면서 발발한 사건으로, 제주 4.3사건과 함께 민족사의 대표적인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여순사건은 해방정국의 혼란 속에 1만여명(여수지역사회연구소 실태조사 자료)의 민간 희생자를 낳은 역사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여순사건을 포함한 과거사법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여순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