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박진화 2014/5/1(목) | |
 민미협 회장 제안서 2014년 5월 1일, 오늘 아침 현재. 지난 4월 16일 날벼락처럼 벌어진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지금 우리나라 전체는 암담하고 억울하고 비통한 지경에 빠진지 만 보름이 되었습니다. 그 사고로 희생된 분들은 현재 집게로 사망자 213명에 아직도 실종상태가 87명이나 됩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조차 민망하고 죄스러운 지난 보름간의 시간들... 제 자신도 그동안 넋이 빠져 하루하루를 끌려다닌 짐승처럼 정신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모든 국민들뿐 아니라 회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민미협 회원 여러분! 이제사 뒤늣게 여러분께 어떤 말씀이라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치욕스러움과 암담함의 문제를 작품화합시다> 라는 말 외에 달리어떤 말씀을 드려야 될지, 그러나 과연 그렇게 작품화하자는 말이, 말이 되는지 아직도 혼돈스럽고 먹먹하여 답답한 상태인 건 사실입니다. 다만 이 땅의 참된 미술을 지향하는 우리 민미협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대로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치욕스럽고 죄송하다는 생각에 여러분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더 빨리 회원 여러분께 다가서지 못해 죄송합니다. 물론 회원 여러분 각자 다들 나름의 역할과 입장들을 고민하거나 생각하실 거라고 믿습니다만 협회 차원에서 한 가지 의견을 제안하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을 화두로 하는 전시를 제안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처한 이 나라의 역사, 사회, 예술과 인간의 삶의 의미를 되묻고 성찰하는 전시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그 제안에 앞서 그 방법에 관해 당겨 생각해본 것은 올해(2014년) 서울지회에서 개최할 '리얼리즘' 전시의 주제를 이번 '세월호 참사'의 제반 문제를 화두로 설정하여 그 화두를 주제로 전시를 하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이점은 김윤기 서울지회장님을 비롯한 서울지회 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본부 차원에서 정식으로 이런 내용의 전시를 서울지회에 제안할 것입니다. (구두로는 벌써 그런 내용의 전시 기획안을 제안해 둔 상태입니다.)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 그 전시(리얼리즘 전시)에 많은 회원여러분이 참여하였으면 합니다. 이번 리얼리즘을 개최할 전시장의 여건이나 재정과 날짜를 감안할 때 전시참여작가의 폭을 전국적으로 확대해도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이 문제 또한 서울지회와 협의해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 그 사건이 우리 전체의 초상이자 본모습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 인간성에 대해, 삶의 의미에 대해, 또 자신을 포함한 두루 안팎에 대해 진정으로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더불어 그런 사회 역사적 요구를 제대로 작품화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민미협회원이 우선 담당해야 한다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 입장이나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우리 민미협은 그런 진정성있는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암담합니다. 화내기도 어렵고 욕하기도 부끄럽습니다. 누구탓이라고 하기에는 내 스스로가 서글플 뿐입니다. 300여명에 가까운 단원고 어린학생들의 무참한 희생을 생각하면, 비단 이번 세월호 참사 희생자뿐 아니라 지금의 이 땅의 처지와 앞날의 총체를 생각하면, 그에 곁들여 내 자신의 무력함을 생각하면... 몸과 마음이 수 갈래로 찢기는 느낌입니다. 아무튼 저는 회원 여러분의 깊은 아량에 기대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라는 말씀을, 그런 제안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입니다. 조만간 빨리 서울지회와 실무 협의를 거쳐 올 8월에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열리는 <리얼리즘> 전시를 그 방향에서 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리얼리즘> 전시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여러지역으로 순회할 수 있도록 강구해보겠습니다. (이 문제는 6월 이사회 때 결정하겠습니다.) 따라서 각 지회에서는 그 점을 참고로 하여 기왕에 준비한 자체 전시는 별도로 계획된 바대로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리얼리즘> 전시 출품을 원하는 회원분들은 각자 그 <리얼리즘 전시 기획서> 받을 수 있도록 지회나 본부에 의사를 밝혀주시고 그에 따른 작품을 준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민미협 회원여러분! 거듭 말씀드리지만 오늘은 세월호 참사 보름째가 지나는 5월 1일입니다. 지금도 실종자 가족들은 뻔히 예감하면서도 실종자의 무사귀한의 기적을 바라고 계십니다. 그러나 매일 불어난 것은 사망자 숫자일 뿐입니다. 생각합니다. 이럴 때 '나라'나 '우리'라는 말이 가능한지요? 회원여러분을 향하는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삼가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한 국민으로서 사죄를 구할 뿐입니다! 나는? 우리는? 무엇입니까? 그러나... 이럴수록 서로 보듬고 힘 냅시다. 회원여러분의 수고와 역할을 기대합니다. 2014년 5월 1일 민미협 회장 박진화 올림 |
  |